이천 오백년 전 신전은 폐허로 변했으나 그곳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풍경은 여전하다.
북동 쪽. 그 시절 이 신전 앞에 앉아 바라본 풍경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앞 도로는 섬 내륙을 지나 굽이굽이 섬 동쪽의 제1도시 ‘카타니아’로 향한다.
일대는 추수가 끝난 밀밭으로 온통 갈색이다. 해가 벌써 높이 솟았다.
동남쪽으로 시칠리아 남쪽 해안로를 따라 ‘시라쿠사’로 향하는 도로.
삼각형 모양의 시칠리아에는 기원전 각 면에 하나씩 큰 도시가 있었다.
이곳 ‘아그리젠토’, ‘시라쿠사’ 그리고 ‘팔레르모’이다.
북쪽, 아그리젠토 시내방향으로 중앙의 도로는 시내와 신전의 계곡을 연결하는 잘 닦인 관광도로다.
북서쪽으로 아그리젠토 시내 방향이다. 망원렌즈로 본 ‘아그리젠토’ 시내가 자연조명을 받아 환하다.
서쪽. 지중해 쪽으로 앞 도로의 우산소나무 길이 인상적이다.
저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신전들이 길게 분포했다.
신전의 계곡 전경. 이곳에서 앞에 보이는 ‘콘코르디아 신전’까지 언덕을 따라 성벽이 이어진다.
그리스의 ‘핀다르’(Pindar 518~442 ?)라는 시인은 당시 ‘아그리젠토’를 일컬어
‘인간이 거주하는 곳들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며 찬양했다는데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이 경치를 보고 한 말이겠다.
정 남쪽, 동과 서에서 모여든 다섯 개의 길이 회전교차로에서 만난다.
이천 오백년 전에도 틀림없이 그랬을만한 지형이다.
그 중에 하나는 바로 바다와 연결된다. 도시와 바다와 연결되는 그 중앙에 신전의 계곡이 자리한 셈이다.
배를 타고 왕래한 당시 사람들은 '아그리젠토'를 들락거릴 때마다 신께 경배했다.
‘헤라신전’에서 내려와 아쉬워서 다시 올려다본 풍경.
지금은 비록 돌덩이만 남은 폐허이만 분위기만큼은 여전히 신전의 도시다.
사실 이곳은 기원전 5세기 자그만치 인구 20만 명이 거주한 지중해의 거대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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