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일기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

by 조인스 자전거 2011. 8. 29.

아침 일찍 신두리 사구를 구경하자고 해변을 따라 길을 나섰다.

뜨거운 8월 하순, 아무도 없는 해변을 걷자니 모든 것에 황송했다.

 

 

 

 

한 시간쯤 해변 모래밭을 따라 걷다 사구로 올라와 바라본 남쪽 풍경이다.

멀리 해수욕장이 펜션단지가 보이고 왼쪽은 작은 못, 오른쪽이 바닷가.

 

 

 

 

바닷물인지 빗물인지 아담한 습지가 작은 사구 안에 자리 잡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자연이 만든 연못이다.

가는 길이 없어 멀리서 보기만 했다.

 

 

 

이름도 예쁘고 꽃도 예쁜 '순비기나무'가 저 혼자 꽃을 피웠다.

숨비기란 말은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의 제주도 말이라고 한다.

나무 줄기가 모래땅 속으로 뻗어 나가는 것이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풀떼기 이름 하나도 깊이 생각하고 지은 옛사람들의 정취가 묻어나온다.

 

 

 

 

북쪽 해안가.

이곳은 마을이 있는 신두리 남쪽과 다르게 인가도 없고 한적한 것이 사구가 제대로 보존된 곳이다.

모래밭을 걷자니 신발이 거치적거려 신발을 벗어 던지고 해변과 풀숲을 걸었다.

잠시 무인도에 온 느낌이 들었다.

 

 

 

'솔장다리' 군락.

이곳에는 통보리사초, 갯메꽃, 갯방풍, 갯지치, 갯장구채, 솔장다리, 더위지기, 갯쇠보리 등

염생 식물들이 열악한 환경에 맞서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다.

 

 

 

 

쇠똥구리가 생각나는 추억 속의 길도 있다.

신두리 사구는 전문용어로 '샌드험목'(Sand Hummock)에 가깝다고 한다.

'샌드험목'이란 모래와 흙의 중간 지질을 뜻하는데 이런 곳은 모래가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아

사구임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단다.

 

 

 

한참을 걷다 돌아보니 멀리도 왔다.

'신두리 사구'는 해변을 따라 길이 3.4km, 너비 0.5-1.3km 에 걸쳐 형성된

우리나라 최대 면적의 사구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다.

 

 

 

 

'사구'는 육지와 바다의 완충지대다.

해안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서 농토를 보호하고

바닷물의 유입을 자연스럽게 막아 주는 고마운 곳이다.

 

 

 

 

'사구'는 바닷가라고 해서 모두 생기는 게 아니란다.

바람에 날릴만한 알맞은 크기의 모래와 그 모래를 실어 올릴 수 있는 적당한 파도

그리고 모래를 다시 이동시킬 수 있는 강한 바람이 있어야 한단다.

즉 모래와 파도와 바람의 삼박자가 맞아야 만들어지는 곳이다.

 

 

 

모래밭에서 자라는 버섯도 만났다.

소금기를 이겨낸 버섯이라 그런지 색깔이나 모양에서 벌써 짠맛이 난다.

 

 

 

 

해수욕장 반대편 방파제에서 본 풍경.

이곳에는 신두리 사구 안내판에다 울타리까지 있다.

신두리 사구는 200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단다. 

그러니 올해가 지정 된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지 

구멍 뚫린 낡은 안내판과 중지된 진입로 공사 자재가 너저분한

버려진 곳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발아래를 보니 신두리 사구는 무쏘의 뿔처럼 혼자 가고 있었다.

 '통보리사초'  겉은 보잘것없으나 살아남기 위해

땅 밑 1m까지 뿌리를 박는 독한 놈이다.

 

 

 

북쪽 사구에서 어슬렁대다 다시 해변으로 나왔다.

이제 다시 돌아갈 길이 아득하지만 해변을 걷는 즐거움에 걱정이 안 된다.

 

 

 

 

되돌아가는 길은 일부러 먼 길을 택했다.

신두리 해안은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펄이 유난히 넓다.

모래밭에 바다가 그린 그림 위를 걸어가며 별짓을 다했다.

하늘, 구름, 바다, 모래, 파도, 갈매기, 비단고둥 등등

모두 모래밭에서 뒹굴고 놀고 있었다.                      

 

 

 

 

 

 

'사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최고 인천공항 화장실  (0) 2011.09.15
화순 대신리 고인돌 유적지  (0) 2011.09.04
충남 태안, '신두리 해변'  (0) 2011.08.27
정선 오장폭포  (0) 2011.08.20
정선, '백석폭포'  (0) 2011.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