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근처에 있는 광택이네 농장을 찾았다.

근 십여 년 자랐다는 블루베리 묘목들이 열매를 풍성하게도 매달았다.

 

 

 

잘 달린 열매들도 그렇지만 하우스 내부가 얼마나 잘 쓸고 닦는지

어디 반도체 공장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여기 오면 블루베리보다 삼겹살이 더 땅긴다.

여기 농막 평상에서 신문지 깔고 둘러앉아 먹는 한 잔 술은 별미다.

 

 

 

대목을 맞아 한창 바쁜 농막 가운데서 술상 벌리는 모양새가 좀 그랬는데

맘씨 고운 광택이 와이프는 멍멍탕까지 대접하며 우리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잘 먹고 블루베리도 챙기고 농막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이제 막 익기 시작하는 복분자.

 

 

 

갑자기 인기를 끌다가 갑자기 시들해진 아로니아.

그리고 보니 농막 여기저기 먹으면 몸에 좋다는 것들만 골고루 심었다.

 

.

 

화분에서 키우는 흰 민들레.

이것도 먹으면 몸에 좋다고 일부러 심었단다.

 

 

 

전에 못 보던 벌도 서너 통이 보여서 이것도 꿀 먹으려고 키우냐고 한소리 하니 블루베리 수분하려고 키우는 거란다.

아무려나 벌이 웅웅거리며 열심히 들고나는 모습이 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힘이 솟는다.

 

 

 

그런 풍경들을 깔고 앉아 낮잠을 즐기는 청개구리도 한 마리 봤다.

사진 찍는다고 핸드폰을 바싹 갖다 들이 미는데 미동도 없네.

그 모습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잠시나마 세상이 천국 같았다.

 

 

 

그런가하면 보는 것만으로 우리를 젊게 만들어 주는 예쁜 꽃도 많이 심어 놓았다.

하나같이 얼마나 깨끗한지 막 목욕을 끝낸 젊은 처자의 모습들이다.

 

 

 

광택이네 농막을 오면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저절로 생각난다.

비닐하우스 안은 물론 문 밖 농로 주변까지 쓸고 닦고 가꾼 정성이 보여서이다.

그러나 저러나 신도시가 바로 이곳에 들어선다니 이런 풍경도 얼마 안가서 모두 추억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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