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다음날의 상쾌함을 맛보려고 인천대공원을 찾았다.
말은 갑갑해하는 뿌꾸에게 바람 좀 쏘여 주자였지만
막상 나서보니 역시나 우리가 더 좋다.
대공원에 들어섰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볼거리도 있었다.
5월의 장미가 아직 한창인데 어제 빗물을 얼마나 들이켰는지 꽃 색깔이 형광색이다.
그 위 하늘은 또 얼마나 푸른지 나도 모르게 허공을 향해서 셔터를 눌렀다.
철컥
하늘만 그렇게 멋있는 게 아니다. 길가 나무 아래에도 진풍경이 있었으니
가지치기를 끝낸 소나무가 멋진 그림을 그린다. 정오의 해가 나무 바로 위에서 내려 쪼인다.
그런 놀이를 하며 뿌꾸를 앞세우고 대공원 호수를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예전에 못 봤던 꽃양귀비와 수레국화들이 오월 햇살에 부서진다.
오랜만에 온 몸으로 느낀 비 갠 다음날의 상쾌함.
어제 저녁부터 배가 아파 절절매던 뿌꾸.
힘없어 보이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싱싱하기가 이를 데 없다.
그리고 보니 이놈 데리고 여기 와 본지가 몇 년 된 듯도 싶다.
뿌꾸도 이 세월의 빠름을 알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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