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를 지나 유럽에 들어서자 창 아래는 온통 밀밭지대다.
겉에서 보는 선진국의 모습은 잘 가꾼 농지와 풍부한 식량자원이다.
그러니 농자지천하대본이란 말은 사실 저들이 원조가 아닐까 의문이 든다.
파리 근교에는 공항이 두 개 있단다.
남쪽의 '오를리 공항' 그리고 북쪽의 '샤를 드골공항'이 그것들인데
인천에서 출발하는 파리 행 비행기들은 대개가 북쪽의 '드골공항'으로 내린다.
드골공항은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20여 Km떨어진 시 외곽에 있다.
그러니 비행기에서 에펠탑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애초부터 없다.
아무튼. 비행기가 드디어 기수를 아래로 내린다.
열 두 시간의 고통은 어느새 다 잊어 먹고는 모두 마냥 좋기만 하다.
잠시 후 우리 비행기가 드르르 덜컹 착륙하는데 옆 쪽 활주로에서 비행기 한 대가 이제 막 뜬다.
하늘로 오가는 공항의 모습은 늘 우리네 인생과 대비된다.
프랑스 입국은 관광대국답게 무지하게 빠르다. 얼굴도 안 보고 입국도장을 쾅 찍어 준다.
드골공항 제 2터미널을 빠져나와 일행을 기다리며 찍은 풍경 하나.
한산한 입국장 풍경이 시끌벅적한 인천공항과 대단히 비교되는데
사실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은 국가 세계 1위는 여기 프랑스다.
프랑스 가이드와 만나 우리를 애타게 기다렸던 이탈리아 버스에 올랐다.
열 두 시간을 달려와 쉬지도 않고 관광을 시작하는 거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관광 매니아들의 무식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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