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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시아

스리랑카, ‘시타 암만’ 힌두교 사원(Seetha Amman Hindu temple)

by 조인스 자전거 2011. 3. 9.

‘시타 암만 사원’은 ‘시타’를 모신 세계 유일의 힌두사원이다.

불교국가 스리랑카에서 힌두사원이라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끄는데

특히 이 장소가 힌두 신 중 악마의 왕인 ‘라바나’의 본부였다는 것이다.

 

 

 

‘라바나’는 별나게도 인도가 아닌 바다건너 스리랑카에 사는 힌두 신으로

하필 그가 힌두 최고의 신 ‘라마(Rama)’의 아내를 먼 이곳으로 납치했다는 것이다.

이 스토리는 인도의 대서사시 ‘Ramayana’에 나오는 이야기다.

 

 

 

아무튼, ‘람’(왼쪽)은 인도에서 먼 이곳까지 애인을 구하기 위해 찾아와

10일 동안의 큰 전투를 치룬 끝에 ‘라바나’를 죽여 버리고

사랑하는 ‘시타’(오른쪽)를 구해 돌아갔다고 한다.

 

 

 

서사시의 내용은 엄청나지만 그 주인공을 모신 사원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사방이 뚫린 휑한 사원의 내부 모습으로 오른쪽이 ‘시타’ 사당이고

사진 앞쪽으로 또 하나의 사당이 있다.

 

 

 

사원은 고원 도시 ‘누와라 엘리야’에서 ‘캔디’쪽으로 5km쯤 떨어진 길가에 자리했다.

입구 쪽에서 본 풍경으로 뒤쪽은 수량이 풍부한 개울이 흐른다.

 

 

 

사원은 작지만 공양물은 그득하다.

춘향이에 비한다면 신께서 뭐라 하시겠지만

힌두교도들은 ‘Sita’를 부덕(婦德)과 정절의 화신으로 본다고 한다.

 

 

 

중심 사당 뒷줄에 자리한 ‘락슈만’(Lakshman), ‘람’(푸른색), 그리고 ‘시타’.

‘람’을 비슈누의 화신이라 하면 ‘시타’는 비슈누의 아내인 ‘락슈미’이고

락슈만(Lakshman)은 시타(Sita)의 의붓동생이란다.

 

 

 

‘Sita’를 모신 사당에 어울리게 문을 지키는 수호신들도 모두 여성이다.

 

 

 

그런가 하면 사원 외곽을 지키는 ‘하누만’(Hanuman)도 있다.

‘하누만’ 장군은 이곳에 감금된 ‘Sita’를 찾아낼 뿐 아니라

‘람’을 도와 ‘라바나’를 물리치고 ‘Sita’를 되찾게 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사원을 구경하는데 때마침 한 가족이 들어온다.

이방인들을 보고 잠시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할 일을 한다.

 

 

 

갖고 온 공양물을 정성껏 펼쳐 놓더니

힌두신을 향해 양손을 모으고 머리를 연속 조아린다.

다짐 하고 다짐 하고 또 다짐하는 것이리라.

 

 

 

사원 앞마당에도 기원과 다짐이 한 가득이다.

시멘트 바닥에서 자라는 나무에 묶인 헝겊 더미.

요즘 유행하는 사랑의 열쇠도 뭐 다 이런 뜻이겠다.

 

 

 

길에서 본 ‘시타 암만 힌두사원’ 모습. 차타고 휭 지나가면 아무도 모를 그런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세상에서 유일한 ‘시타’를 모신 사원이란다.

 

 

 

힌두사원 곁을 지나는 스님이 신기한지 사진 촬영에 열심이다.

남에 대해 안다는 것은 소통의 첫걸음이 아닌가.

 

 

 

사원의 아래쪽 풍경.

개울 건너 바위는 납치된 ‘시타’가 앉아 ‘람’을 그리워하던 곳으로

바위 표면에는 뻥 뚫린 자국이 몇 개 있는데 저것은

 

 

 

‘람’이 ‘시타’를 구하러 이곳에 올 때 동행한 ‘히누만’(Hanuman)의 발자국이라는 거다.

우리로 치면 공룡의 발자국인데 이곳에선 저 정도면 다 힌두신의 자취다.

참, 인도에는 ‘두세라’라는 유명한 힌두 축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람’ 왕이 여기 ‘라바나’와의 싸움에서 이긴 것을 기념하는 축제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