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철새 구경하느라 매일 바닷가로 출근한다.

밀물 때가 되면 갖가지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송산유수지'로 밀려 들어오곤 하는데  

오늘은 뭔 일인지 다양한 철새들이 두루두루 섞여서 갯벌에 늘어섰다.

같은 곳에서 한눈에 여러 종류의 도요새를 보기는 오랜만이다.

 

 

맨눈으로는 새들이 잘 안 보이는 먼 거리이나

카메라에 들어온 녀석들은 분명하게 제 모습들을 보여준다.  

덩치가 있는 '큰뒷부리도요' 암수, 그리고 얼굴에서 가슴까지 검은색인 '개꿩' 수컷과 흰색 암컷등  

 

 

아주 작은 크기의 배 부분에 검은 반점이 있는 '민물도요'까지

비슷한 몸집의 중소형 도요새들이 무리를 지어 사이좋게 쉬고 있다.

흔한 '중부리도요'나 '알락꼬리마도요'는 이상하게 안 보인다.

 

 

고만고만한 다양한 도요새들이 한꺼번에 섞여있는 장면은 드문 일이라

사진 찍는 내내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제일 앞줄 부리가 길고 붉은색 깃털이 돋보이는 큰뒷부리도요들이 요즘 특히 많이 보인다.

이놈들은 도요새 중에서도 특히 먼거리를 비행한다고 알려져 이름이 났다.

 

 

이름이 비슷한 작은 크기의 '뒷부리도요'와는

같은 도요과에 속한다는 점을 빼고는 전혀 관련이 없단다.

아무려나 이 무리 속에는 '알락꼬리마도요'나 작은 '뒷부리도요'는 이상하게 안 보인다.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한다는 '큰뒷부리도요'는

체중을 두 배 가까이나 찌웠다 빼는 능력을 갖고 있단다.

 

 

체중을 엄청나게 찌우고 빼는 능력은 '큰뒷부리도요'의 장거리 비행을 보면 이해가 된다.

근래 조류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새는 호주 동부와 뉴질랜드에서 북상하며

쉬지 않고 1만 300km를 날아  우리나라 서해안에 들려  한 달 반 정도 영양분을 비축하고

다시 알래스카까지 6,500km을 날아가는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이놈들은 서식지인 시베리아쪽 북극권에서 번식 하고는 이번에는 아예 논스톱으로

알래스카에서  태평양을 건너 호주까지 11,700km 거리를 남하했다는 것이다.

1만 1700km라는 거리는 제트여객기로 무려 약 23시간 걸리는 거리란다.

즉 장거리 비행을 위해 이놈들은 자신의 몸무게를 두 배나 늘리는 거다.

그렇게 보니 갯벌에서 한가로운 녀석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속을 가늠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근래 좀 교통이 빨라졌다고 지구촌 어쩌고 하면서 으스대지만

'큰뒷부리도요'들은 호랑이 담배 피던 때부터 지구를 제 동네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려나 도요새들은 이제 영종도 갯벌에서 한 달간 잚 먹고 쉬다가 다시 북으로 갈 예정이다.

사진 속에는 키 큰 '중대백로'가 찬조 출연했고 중앙에는 '왕눈물떼새' 몇 마리도 섞였다.

 

 

도요새들이 쉬고 있는 갯벌 뒤쪽 풍경이다.

일주일에 세 번 송도(인천국제여객터미널)와 단동을 연결하는 여객선이 막 출발하고 있다.

중국 단동까지는 15시간 걸린다는데 도요새들한테는 깜도 아닐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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