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물에 밀려 방파제까지 나온 '중부리도요' 무리.
영종도 씨사이드 파크 방파제 너머에 쌓인 돌무더기에서 발견했다.
이놈들은 마도요 속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분포한다는 도요새다.
머리와 눈을 지나가는 선명한 암갈색 줄이 인상적인데
비슷한 생김새의 마도요는 이 줄이 없다.

중부리도요들은 유럽 북부나 시베리아 쪽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동남아 호주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그러니까 이놈들은 호주나 동남아 쪽에서 겨울을 보내고 번식을 위해 시베리아 쪽으로 향하다
영종도 갯벌에서 잠시 쉬고 있는 무리라 보면 된다.

철새들이 철마다 수천 km씩 오고 가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얼핏 짠한 맘이 들지만 다른 쪽에서 생각해 보면 부럽기 한이 없다.
우리들의 로망인 바다 건너 여행을 계절마다 하고 지내니 말이다.
그것도 연중 가장 좋은 계절 봄 가을로 말이다.

작은 크기의 '개꿩' 무리
철새들이 다른 동물들처럼 환경에 적응한다거나 아니면 진화하지 않고
굳이 먼 거리를 오가는 것은 조류만이 갖고 있는 신체구조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육상이나 해상 동물들과 달리 먼 거리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비행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수천 km를 오가는 고생쯤이야 수대에 걸쳐 변하는 진화에 비하면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개꿩' 무리의 비행
개꿩 암수의 깃털 색은 확연히 다르다.
수컷의 여름 깃은 머리부터 가슴 쪽으로 검은색인데 반해 겨울 깃은 없다.
이놈들은 아직 검은색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겨울 깃으로 보인다.

갯벌에 물이 차오르자 바다 쪽에서 송산 유수지 안쪽으로 피신한 중부리도요 무리.
유수지 안쪽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 자리 잡았는데 얼추 수백 마리는 돼 보인다.
우리나라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피곤한 모습들이다.
하나같이 몸집이 빈약해 보이고 털도 부스스하다.

유수지 다른 쪽에 자리 잡은 '저어새' 무리
이놈들은 송산 유수지 터줏대감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거의 늘 보인다.
'저어새'는 이제 영종도 인근에서 번식까지 하는 우리나라가 고향인 철새라 해도 무리가 없다.

'뒷부리도요' 무리
이놈들도 씨사이드 파크 방파제 바다 쪽 돌무더기에서 발견했다.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산책로와 방파제를 하나 사이에 둔 곳인데
무심히 보면 바위 색과 색깔이 비슷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놈들은 개꿩보다도 크기가 작다.
모습도 여름 깃과 겨울 깃이 약간 다른데 겨울깃은 목덜미에서 배쪽으로 흰색이 강하다.
여름 깃으로 변하면 갈색 깃털이 많아져서 얼룩처럼 보인다.
대부분 아직 겨울 깃을 하고 있다.

'노랑발도요'다.
크기나 다리 색이 '뒷부리도요'와 거의 같고 부리가 직선인 것만 다르다.
생긴 것이 비슷해서 그런지 두 도요새는 대개 같이 섞여 지낸다.

이놈들은 모두 '뒷부리도요'다.
부리가 하나같이 위로 살짝 들렸다.
단 아래 왼쪽 끝에 있는 놈은 '노랑발도요'.

'노랑발도요'와 '뒷부리도요' 사이에 '꼬까도요' 한 마리가 보인다.
'꼬까도요'도 색깔만 다르지 크기는 다른 두 도요새와 같다.
셋 다 모두 몸길이 25cm 정도의 소형 도요새다.

송산 유수지에 날아든 '큰뒷부리도요' 무리
'뒷부리도요'보다 두 배는 되어 보이는 크기다.
암수 색깔이 다른데 수컷은 황갈색 털이 돋보인다.

'개꿩' 삼형제 아니면 세자매

'개꿩' 날개 안쪽의 검은 반점이 뚜렷하다.
저 반점은 연령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개꿩만의 특징이다.

뜬금없는 '민물가마우지'가 찬조출연 했다.
험악한 모습만으로 봐서는 '뒷부리도요'도 잡아 먹을 기세다.

뒤쪽 '중부리도요'
앞쪽 '개꿩' 한 마리

'개꿩' 들

'중부리도요' 들

'중부리도요' 날갯짓
내가 찍었지만 착지 중인지 이륙 중인지 구분이 안 간다.
인간과 전혀 다른 능력을 가진 새 사진을 찍다 보면 뭔지 알 수 없는 쾌감이 몰려든다.
호랑이나 사자야 언감생심 꿈도 못 꾸지만 새 만큼을 얼마든지 찍을 수 있어 좋다.
요즘은 철새들이 많이 와서 산책할 때마다 설렌다.
오늘은 또 어떤 놈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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