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처음으로 봄비를 맞으며 백운산에 올랐다.

비가 얼마나 예쁘게 내리는지 우산 쓰고 카메라를 들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아파트 주차장은 물론이고 길가 그리고 등산로에 벚꽃이 만개했다.

사방에 널린 벚꽃에 질려서 일부러 몇 송이만 골라 사진에 담았다.

 

 

백운산 약사암으로 오르는 길가에는 개나리꽃이 지천이다.

벚꽃과 마찬가지로 무더기로 핀 꽃들은 무시하고 길가로 벋은 가지 하나 잡아서 기념으로 남겼다.

 

    

개나리꽃 아래서 자란 솜나물 꽃도 하나 찍으면서 

비 내리는 가파른 산길을 우산을 쓰고 씩씩하게 걸어 올랐다.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마주친 사람은 결국 없었다.

 

 

키 작은 '털제비꽃'

대개의 제비꽃들이 군락을 형성하는데 반해 

이 분은 혼자서  그것도 아주 작은 몸으로 꽃을 피워 올렸다.

그 야무진 모습이 기특해서 사진으로 남겼다.

 

 

백운산 약사암 앞뜰 풍경

제비꽃처럼 작은 공양물들이 빗속에서 다소곳하다.

이곳을 지나다닌 지 몇 년이 흘렀는데 그 수는 변함이 없다.

 

 

약사암 앞에서 만난 '유리딱새'

최근 숲에서 눈으로만 만났던 녀석인데 오늘 드디어 카메라로 잡았다.

50미리 렌즈였지만 몇 미터 앞까지 다가갈 수 있어 가능했다.

다른 새와 달리 경계심이 적은 편이다.

 

 

이놈은 수컷으로 몸 윗면은 광택 나는 푸른색이고 흰 눈썹 선이 있다.

암컷은 연한 갈 빛을 띠며 푸른 꽁지깃을 가지고 있다. 암수 모두 옆구리가 주황빛이다.

우리나라에서 봄 가을 관찰할 수 있는 나그네 새로 검은딱새와 함께 봄을 알리는 전령사이기도 하다.

 

 

요즘 나무 새싹 중에서 가장 힘찬 모습을 보여주는 나무는 누가 뭐래도 생강나무다.

나무 크기나 굵기는 보잘것없으나 새싹만큼은 하늘을 찌른다.

 

 

빗방울 매달린 팥배나무 가지

팥배나무 가지는 굵기가 위아래 없이 균일한 것이 특징이다.

오늘 보니 새싹 굵기가 줄기나 별다름이 없어 또 한 번 놀랐다.

오른쪽 물방울 안에는 나무 기둥이 통째로 들어 있다.

 

 

백운산 정상에서 만난 '조개풀' 꽃

몇 포기 안 되지만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변함없이 자란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꿀풀과(Aluga) 다년생 초본 식물이다.

 

 

백운산 전망대 데크 아래에서 터를 잡고 자라는 할미꽃.

몇 년 전 누군가가 일부러 갖다 심은 꽃인데 해마다 꽃을 피운다.

어릴 때 무덤가에서 보던 키 작은 할미꽃들을 생각해 보면

요즘 할미꽃들은 잘 먹어서 그런지 다 훤칠하게 잘생겼다.

 

 

정상 부근에서 자라는 각시붓꽃 무리

처음 필 때는 짙은 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옅어진다.

매년 개체 수가 자꾸 줄어 들어 안타깝다.

 

 

바로 이웃에서 자라는 애기풀 꽃

'애기풀'이란 이름은 일본어를 그대로 번역해서 쓰고 있단다.

단단하고 귀여운 잎과 자주색 꽃을 보여주는 야생화.

특히 짙은 꽃 색깔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온다.

 

  

보라색 제비꽃도 정상 부근에서 자라는 야생화 가족이다.

키가 유난히 작은데 비해 꿀주머니는 유난히 길어 특이한 생김새다.

'꿀주머니'란 꽃 뒤쪽으로 삐죽이 나온 부분으로 '꽃뿔' 또는 '거'라고 부른다.

'털제비꽃'과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른 아직도 정확한 이름을 모르고 지내는 제비꽃이다.

백운산 동쪽 등산로 계단이나 맨땅 또는 돌 틈 사이에서 군락을 이루고 자라고 있다.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들어오다가 마주한 비에 젖은 목련 꽃

주먹만 한 꽃 덩이들이 수없이 매달렸는데 보기만으로도 무게감이 상당하다.

 

 

때마침 KBS 음악방송에서 12시 오프닝 멘트가 들려 오는데 뜬금없는 '목련' 이야기다.

'목련'은 공룡들이 살았던 중생대 백악기부터 존재해 온 극히 원시적 형태의 꽃이란다.

그러니까 공룡들이 보고 지내던 그 꽃이 지금 이 목련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비에 젖은 목련꽃이 공룡같다.

 

 

그리고 목련 나무 옆 버드나무 새순은 오늘따라 가볍다.

 

 

나뭇가지에 맺힌 빗방울

지금 내리는 비는 그야말로 금비다.

풀 나무가 환호하는 소리가 백운산에 가득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