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 귀한 '멧누에나방'을 요 며칠 연속으로 마주했는데
급기야 오늘은 짝짓기 하는 놈들까지 나타나 가을 산길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놈들은 다른 나방들과 달리 머리 쪽을 나란히 하고 꽁지만 붙여 할 일을 한다.
처음 만났을 때는 짝짓기 하는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하도 궁금해서 툭 건드렸더니 암놈이 힘없이 아래로 떨어진다.
그제서야 비로서 이놈들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위에 색깔이 진하고 작은 놈이 수컷, 아래쪽 색이 연하고 덩치가 큰 놈이 암컷이다.
덩치가 작은 수컷이지만 암컷을 매달고 있는 자세가 역시나 힘이 좋은 모양새다.
인터넷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이놈들은 이런 자세로 하루 종일도 있다고 한다.
'가을노랑가지나방'
두줄가지나방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백운산에서 처음 발견했다.
회색빛의 긴 날개가 특징인 이 작은 나방은 생김새가 유별나서 금방 이름을 알 것 같았지만
네 다섯 종류가 모두 비슷한 생김새와 무늬만 있을 뿐 특정지을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 없다.
인터넷에 있는 자료 사진과 비교하며 애를 썼지만 결국 똑같은 놈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유사한 이름으로 '삼각무늬애기물결자나방'이 있는데 다소 미심쩍다.
이른 봄철에 많이 봤는데 가을에는 처음 대면한 물결자나방 종류다.
'물결밤나방'
'물결밤나방'
'털뿔가지나방' ?
봄에 출현하는 나방인데 그렇다면 이름이 틀렸을 수도 있고 이변일 수도 있고
단정한 자세로 단풍이 든 '선밀나물' 이파리
'까마귀밤나방'
이 나방 만큼은 본래 모습이 카메라 사진보다 배는 더 아름답다.
까마귀밤나방의 검은 색을 카메라가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가 싶다.
다른 장소에서 한 마리 더 발견했다.
보통 칙칙하다는 나방의 선입견에다가 색깔까지 시커멓다면
아름다운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게 당연한데 까마귀밤나방은 예외다.
가장 아름다운 나방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검은띠물결자나방'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꽝이다.
'은무늬밤나방'
이 나방도 여름철에 나오는 나방으로 아직도 건재하다.
기상학자들이 우리나라의 봄 가을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던데
우리나라 자연계 곤충들은 벌써부터 그렇게 알고 지내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