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제일 유명한 역사 유적지는 '아누라다푸라'란다.
이곳은 지금부터 2500년 전 스리랑카 최대 도시였던 곳이다.
근본 불교인 소승불교가 발전하여 미얀마, 타이, 캄보디아로 전파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불교 성지답게 많은 탑들이 높이를 자랑하고 있는데
55m 높이의 흰색의 '루완웰리세야' 대탑은 그 모든 탑들을 대표한다.
스리랑카 불교 유적지는 대개 신발과 모자를 벗고 드나들게 하고 있다.
입구에서 탑까지는 한참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수도승의 고행을 잠시나마 안 느낄 수가 없다.
대탑 입구로 막 들어서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원숭이들이 기겁하고 처마 밑으로 몸을 피하는데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신발과 모자를 벗었는데다 비까지 쏟아지니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지은 죄인지 타고난 죄인지 죄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웃고는 있지만 비를 맞으며 많이 반성했다.
간다라풍의 불상이 처마 밑에 앉아 있다.
모양새를 보니 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없는 것 같다.
넌 네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가르침을 준다.
가까이서 본 대탑은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탑 한쪽에는 작은 다고바도 있었다.
혹자는 이렇게 작은 모형을 만들어 놓고 이것을 보고 대탑을 만들었다고도 한다.
큰 다고바의 원래 높이는 110m나 되는 크고 높은 탑이었다고 전한다.
BC 2세기에 '두투가마니' 왕이 건립을 명했으나 왕은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고
그의 아들 '샤다 팃사'라는 왕 때 완성했단다.
대탑 주변에서 놀던 원숭이들이 내리는 비에 부처님 계신 집으로 모여들었다.
원숭이들과 말을 나누는 듯 외롭던 부처님 얼굴이 환하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끊임없이 향이 탄다.
많은 사람의 소원이 비를 타고 하늘로 오른다.
푸르다.
탑을 보고 나오는데 돌기둥 위에 올라앉은 원숭이 너머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대탑으로 들어갈 때 시작하던 소낙비는 우리가 나오자 그쳤다.
서운함과 달리 몸과 마음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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