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라파즈'에서 '우유니'까지는 '쿠스코'에서 '라파즈'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그러니까 비행기로는 1시간이 안 걸리고 버스로는 15시간 걸린다.

전날 고생한 15시간 때문인지 하늘을 나는 기분이 제대로 났다.

 

 

 

‘라파즈’ 국제공항은 인접한 도시 ‘El Alto’에 있다. 공항이름도 ‘엘 알토’인데

비행기 창으로 내려다보이는 ‘El Alto’ 시 풍경이 장관이다.

 

 

 

도시 재생프로젝트로 흔하게 벌리는 건물 벽에 그림그리기가 ‘엘 알토’에도 있다.

여기는 아예 아파트 전체를 페인트로 떡칠을 했는데 하늘에서 봐도 휘황찬란하다.

 

 

 

‘엘 알토’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 서쪽에 딱 붙어있는 대도시다.

‘라파즈’가 내려다보이는 건조하고 황량한 고지대 달동네로 시작된 곳이라 한다. 

 

 

 

지금은 ‘라파즈’의 주거도시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급속한 성장으로 '볼리비아의 경제적인 수도'로 불린단다.

세계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대도시(평균고도 4,150m) 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이곳 ‘라파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수도,

‘엘 알토’는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대도시,

그리고 ‘엘 알토’ 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국제공항이 되는 거다.

영양가는 별로 없지만 세계 최고 세 개가 한 곳에 다 있는 셈이다.

 

 

 

그리고 멋진 모습의 ‘와이나 포토시’ 산(Huayna Potosi, 6088m)도 있다.

‘엘 알토’에서 북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안데스 고봉인데

비행기 창으로 보이는 산세가 매력적이다.

 

 

 

‘라파즈’에서 ‘우유니’까지는 대략 45분이 걸린다.

이륙하고 간식하나 먹었더니 벌써 착륙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비행기 창밖으로 우유니 소금사막이 가득하다.

 

 

 

공중에서 내려다 본 우유니 읍내는 ‘엘 알토’와 비교해 규모만 작지 비슷하다.

구획정리가 잘 된 벌판에 단층 슬래브 건물들이 깔렸다.

 

 

 

주택가에 나무들이 가끔 보이기는 하지만 얼마나 황량한지

저곳에 사람들이 과연 있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가로수 하나 없는 비포장 마을 안길 도로와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지붕들.

간혹 보이는 차량. 보행자 그리고 개. 보는 것만으로도 갈증을 일으킨다.

 

 

 

우유니 마을 남단으로 칠레와 이어지는 기찻길이 장관이다.

왼쪽 사선으로 뻗은 시커먼 폐기차 행렬이 우유니 관광 포인트 중 하나인 ‘기차무덤’이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왼쪽으로 펼쳐지는데

비행장은 우유니 읍내에서 소금사막으로 가는 길가에 있다.

 

 

 

‘우유니’는 소금을 품은 토질 때문인지 농사는 거의 없고

소금사막과 관련된 관광업이 전부라고 하는데

 

 

 

우유니가 남쪽으로는 아르헨티나

그리고 서쪽으로는 칠레와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에 자리했기 때문에

볼리비아와 두 나라 사이의 관문역할을 담당하고 있단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넒고 넓은 곳이지만

사실 이곳은 해발고도가 3,700m나 되는 고원이다.

멀리 우유니 소금사막의 동쪽 끝이 살짝 보인다.

 

 

 

드디어 도착한 ‘우유니 공항’.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작아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이다

 

 

 

단출한 우유니 공항.

건물 왼쪽이 입국장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짐을 활주로에서 직접 리어카로 나른다.

공항청사 건물에 붙은 'Bienvenidos' 가 공항 이름인줄 알았더니만 스페인어로 ‘환영’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우유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환영 문구를 모르고 딴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런 무식이가 다 있나 싶었다. 아무튼, 인간미 넘치는 첫 만남 때문인지는 몰라도

고산병으로 계속 고생을 하다가 이곳에서 만큼은 별 탈 없이 잘 지냈다.

 

 

 

 

 

 

페루, ‘쿠스코’에서 볼리비아, ‘라파즈’까지는 비행기로는 1시간도 안 걸리지만

자동차로는 15시간이나 걸리는 먼 길이다.  3,500m를 오르내리는 고원지대를

하루 종일 달리는데 그야말로 죽을 고생을 했다.

 

 

 

처음 두어 시간은 창밖으로 펼쳐지는 고원지대 풍경 감상하느라 나름 즐거웠는데

점점 밀려드는 고산병으로 나중에는 거의 졸다가 끝났다.

 

 

 

‘쿠스코’에서 ‘라파즈’행 비행기는 결항되는 경우가 가끔 있단다.

허나 우리가 그 가끔이 된 것은 현지가이드도 황당해 할 만큼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호기로 안데스 산맥 구경을 제대로 하는구나 하고 기대도 했지만

버스타고 15시간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이런 풍경사진을 찍을 때만해도 좋았는데 나중에는 카메라 들이댈 힘도 없었다.

 

 

 

고산병의 맛을 여기서 제대로 맛봤다.

 

 

 

그러나 무심한 안데스 고원은 한없이 넓고

 

 

 

그리고 비옥해 보였다.

 

 

 

마을이 가까운 곳은 봄을 맞는 경작지도 나름 보이고

 

 

 

'라마'나 소. 말의 무리들이 벌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쿠스코’ 가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쪽으로 향한다.

고속도로는 남아메리카치고는 꽤 괜찮았고 풍경도 산과 들이 잘 어울려 보기에 좋았다.

그러나 좋은 것도 한 두 시간이지 15시간은 정말 고역이다.

 

 

 

페루 ‘푸노’ 외곽풍경.

‘푸노’를 지나고부터는 버스가 ‘티티카카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계속 달리는데

자느라고 그 멋진 풍경들을 하나도 담지 못했다.

 

 

 

아침 여덟시에 ‘쿠스코’를 떠났는데 저녁 어스름해서야 페루 국경마을 ‘Yunguyo’에 도착했다.

정면 아치문을 넘어서면 볼리비아 ‘Kasani’이다.

 

 

 

국경선에 세워진 뜬금없는 페루 조형물 하나.

저 조형물을 찍을 때는 글자모양처럼 머리가 뱅글뱅글 돌 지경이었다.

뒤로 보이는 곳이 티티카카 호수의 남단.

 

 

 

볼리비아로 넘어와서 찍은 사진.

딱 국경선에 자리한 성모마리아 교회가 눈길을 끈다.

지친 여행자들을 위해 자리한 교회려니.

 

 

 

 

출입국관리소가 7시에 문을 닫는다는 바람에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켜고 입국신고서를 정신없이 썼다.

그러나 결국 7시를 넘겼고 또 무사히 볼리비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역시 세상일은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걸 여기서 새삼 느꼈다.

 

 

 

 

‘Kasani’에서 삼십 여분 더 달려 도착한 나루터 마을 ‘Tiquina’

이웃나라들이 잉카제국의 이름을 페루 혼자서 독차지한다고 뭐라 한다더니만

역시나 한적한 부둣가에서도 잉카 전사가 나홀로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곳은 페루와 볼리비아 경계에 자리한 티티카카 호수에서 건너기가 가장 가까운 지점이라고 한다.

부두에서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바지선에 올라가고

 

 

 

우리는 모두 작은 나룻배로 올라탔다.

어떻게 된 배가 불도 없어 깜깜한데 사람은 또 왜 그리도 많은지

이거 가라앉으면 꼼짝 못하고 여기서 죽는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배를 타고 건너와서 바라본 반대쪽 풍경. 밤은 깊어 거의 한밤중이다.

사진으로는 꽤 거리가 되는 것 같은데 건너는 데는 사실 오 분도 안 걸렸다.

그리고 한 40여분 더 달려서

 

 

 

 

드디어 ‘라파즈 유로파 호텔’에 들어섰더니 시계가 자그마치 11시 반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쿠스코’에서 이곳까지 딱 15시간이 걸린 거다. 기절하기 전 마누라 모습.

 

 

 

'마추픽추' 입구를 막 지나와 바라본 우리가 올라온 방향.

구름이 주변 산봉우리들을 완전 집어 삼켰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다.

 

 

 

어쩌다 6년 만에 다시 찾게 된 '마추픽추'. 그새 달라진 것들이 꽤 있다.

입장권을 살 때 여권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나 감시원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

 

 

 

'마추픽추' 내 통행로를 일방으로 만들어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가야한다.

혹시나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은 입구에서 재 입장을 해야 한단다.

 

 

 

'라마'들의 우리를 만들어 키우는 것도 달라진 것 중 하나다.

 

 

 

하기는 이곳에 밀려드는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나

올 상반기에만 해도 120만 명이 방문했다고 하니 갖가지 대책이 나올 만도 하겠다.

 

 

마추픽추에 오르면 인간들은 괜히 날고 싶은 맘이 드는가 싶다.

두 팔을 들고 허우적대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 유명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잎’도 오늘 여기서 처음 봤다.

일부러 보라고 심어 놓은 것 같은데 명찰이 너무 작아 잘 살펴야 볼 수 있다.

 

 

 

마추픽추는 온통 돌 천지이지만 그 돌들을 품고 있는 흙이 고운 황토다.

마치 우리나라 시골 초가집 앞마당 느낌이라 편안하다.

‘세 개의 창문이 있는 신전’.

 

 

 

이곳에서 가장 신비하다는 ‘방위석’. 네 모서리가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킨단다.

돌 모양으로 봐선 별로인데 가이드말로는 이곳에서 가장 신비한 돌이라나 뭐라나 그런다.

 

 

 

신전의 아랫부분을 받치고 있는 다각형 모양의 커다란 돌.

마추픽추에서 돌을 얼마만큼 정교하게 다듬었는가가 건축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척도란다.

 

 

 

그러나 이 돌은 분명 천연석인데 앞 계곡 너머 산봉우리들을 딱 닮았다고 해서 유명한 돌이다.

'마추픽추' 유적의 모든 것들은 그 용도가 분명한 것이 하나도 없단다.

그래서 더 신비하기도 하지만 갑갑하기도 하다.

 

 

 

마추픽추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인티파타나’라 부르는 제례용 석조물.

‘인티파타나’가 해를 잇는 기둥이라는 뜻으로

당시 이곳에 살던 이들이 태양을 붙잡아 매던 돌이란다.

 

 

 

 

 

태양의 신전 쪽에서 바라본 북쪽.

멀리 계곡 사이로 못 보던 현수교 하나가 눈길을 끈다.

 

 

 

 

돌 틈 사이에서 폴짝 뛰어나와 반갑게 인사하는 ‘비스카차’(Viscachas).

관광객들이 많아도 어딘가 숨어사는 야생동물들을 보면 마추픽추만큼이나 신기하다.

 

 

 

 

'마추픽추' 탐방로의 반환점에는 ‘신성한 바위’가 있다.

신성한 곳이라는 안내판이 무색하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신성한 바위' 뒤 왼쪽이 '와이나 픽추' 입구이다.

 

 

 

'와이나 픽추' 입구는 한산하다. 입구에 가서 올려다보니 경사가 엄청나다.

어떻게 십 년만 젊었으면 덤벼 볼 텐데 이젠 안 되겠다.

 

 

 

되돌아 나오는 길.

바위벽을 따라 지나는데 앞서가던 현지인 한분이 화들짝 놀라면서 벽면을 가리킨다.

커다랗고 시커먼 지네인데 10cm는 족히 되겠다. 괜히 봤다.

 

 

 

 

‘태양의 신전’ 바닥에 자리한 물이 고인 동그란 돌 두 개.

6월 21일 동짓날 뒤편 창으로 들어온 햇빛이 아래 동그란 물에 딱 떨어진단다.

그래서 또 신비하단다.

 

 

 

그리고 이곳에서 가장 멋진 ‘테라스 농경지’ 전경.

전에는 저곳 여기저기 관광객들이 노니는 모습이 보였는데 출입금지가 되었는지 한사람도 없다.

공연히 쓸쓸해 보였다.

 

 

 

 

콘도르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지은 ‘콘도르 사원’.

바닥에 조각된 콘도르의 부리는 그럴듯한데 날개라고 하는 뒤쪽의 자연석은 맞춰 봐도 영 어색하다.

그렇다니 그렇다고 여기지만 역시 아리송한 마추픽추의 수수께끼이다.

 

 

 

 

 

입구 쪽에서 아쉬워 뒤돌아 본 마추픽추 전경.

언제 또 와 볼 기회가 있기를 은근히 바라며 작별을 고했다.

 

 

 

걸어 내려가면 한 시간이면 가능하다는 하산 하이킹 코스 안내판.

다른 안내판과 달리 나무로 조각까지 해서 잘 만들어 놓았는데

정작 저 길로 내려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우린 너무 편한 것만 쫓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며 식당에 들어섰더니

산에 오르기 전에 먹은 뷔페식 아침 식사가 앉아먹는 페루 정식으로 바뀌었다.

등산하느라 힘들었으니 편하게 앉아 먹으라는 거다. 참으로 편한 세상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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