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산책하면서 눈에 확 들어오는 것들이 별로 없다.
나방도 그놈이 그놈이고 빨간 열매도 그렇고 단풍도 그놈이 그놈이라
카메라를 들고 덤벼댈 것들이 마뜩잖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참새들이다.
산책로를 걷는 나를 앞서가면서 떼를 지어 내리락 오르락 하는 참새 한 무리.
오늘따라 얼마나 귀여운지 제자리에 한참 머무르며 사진을 찍었다.
멀리서 보면 볼따구니에 있는 검은 점이 눈처럼 보여 귀여운 참새.
뺨과 턱 아래 또는 눈 주위 검은 점들은 클수록 더 짙어진단다.
따라서 사람과 달리 머리 부분이 시커멀수록 어른 참새다.
참새는 평균 수명이 3-4년 정도로 매우 짧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번식률을 보인다.
봄부터 이른 여름까지 번식기에 4-6개 정도 알을 낳고 2주 만에 부화하는데
부화한 후 2주가 지나면 독립생활에 들어간다.
참새는 곡식을 축내는 조류로 미움을 받고 있으나 꼭 그렇지만 않은 것이
곡식이 귀한 봄여름에는 해충들을 먹이로 삼기 때문이다.
포르르 폴짝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잡초 씨앗을 찾는 참새들.
참새를 뜻하는 영어 '스패로우'의 어원은 '파닥파닥'이라고 한다는데
그리고 보니 우리말 폴짝폴짝과 비슷한 의미다.
사실 참새처럼 세계화된 새는 없겠다 싶다.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참새들도 모두 우리 참새와 비슷한 생김새였다.
유럽 참새나 인도 참새나 아프리카, 아메리카 참새가 모두 그랬다.
참새는 천적들을 피하기 위해 늘 사람 곁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 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고 실행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참새 시리즈다.
A참새가 포수 총에 맞아 추락하며 하는 말
"왜 나만 쏴요 ? 쟤도 쏴요"
그러자 총에 맞지 않은 B참새가 하는 말
"쟤 아직 안죽었어요. 한 방 더 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