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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리스, 밧모섬

by 조인스 자전거 2011. 10. 27.

크루즈선에서 탠더 보트를 타고 정확히 오 분만에 '밧모' 섬 부두에 닿았다.

부두에는 삼원색의 전시용배가 관광객의 시선을 끈다.

흰색 천지인 곳에 혼자 울긋불긋하니 별나다.

 

 

 

 

사도요한이 예수님의 계시를 받아 적는 모습의 성화가 그려진 동굴교회 입구.

'밧모섬'은 '에게해'에 떠 있는 수많은 섬 중 하나로

사도 요한이 90세의 노구를 이끌고 이곳에 유배와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환상을 보고

'계시록'을 기록한 장소가 되겠다.

 

 

 

 

그 사실 하나로 연중 많은 관광객과 성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울릉도 반 정도의 황량하고 작은 섬이지만 그 이름만큼은 에게 해에서 유명한 섬이란다.

 

 

 

 

동굴 교회를 보고 나오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도 '요한'의 모습이 그려진 조약돌을 잔뜩 펼친 노점상이 나무 아래 자리를 잡았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일행들이 너도 나도 하나씩 구입했다.

 

 

 

 

교회 앞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산꼭대기에 있는 수도원으로 향했다.

정상에는 동굴교회와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요새 같은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수도원은 수도사 크리스토 둘러스(St. Christodoulos)가

사도요한을 기념하여 1088년에 세웠다고 하는데

이 지역에 출몰하는 해적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요새처럼 튼튼하게 지었단다.

 

 

 

 

원래 이 장소는 그리스 여신 아르테미스의 신전이 있던 곳이라 전하는데

수도원이 세워진 이후에는 이 섬 여기저기 교회가 들어서게 되었단다.

2층 안쪽에 동굴 같은 박물관에는 성경과 관련된 희귀한 사본들이 보관 전시되어 있다.

 

 

 

 

돌로 만들어진 수도원 기둥에 검고 굵은 각목이 가로세로 묶여 있다.

노아의 방주에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의 나무란다. 

 

 

 

 

잦은 지진과 오스만 투르크의 잔혹한 그리스 지배에도 불구하고

밧모섬은 다른 곳과 달리 비잔틴 유물을 상당량 간직하고 있다는데

당시 수도원장이 외교술을 발휘해 '오스만 투르크'군의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전해온다.

 

 

 

특히 잘 알려진 유물에는 서기 500년대에 기록한 마가복음 원본 필사본인데

매 장 첫 글자를 순금으로 나머지는 은으로 쓴 성경이 있다.

 

 

 

 

수도원을 나오면서 내려다본 풍경. 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이 '호라' 부두이고 오른쪽 하얀 배가 우리가 타고 온 배.

 

 

 

 

수도원 옆 언덕에는 어디 광고 카피에서 많이 접한 풍차가 자리를 잡았다.

에게 해 섬에는 요즘 풍력발전기을 닮은 이런 풍차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전시용이라고 보기에는 정말 아름다운 건물이다.

밀을 빻기 위한 방앗간이 되겠다.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듯 수도원에서 '호라' 마을로 내려왔다.

때마침 결혼식 행렬이 '호라' 부두를 지나간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축복이란 말이 딱 이런 순간이 되겠다.

 

 

 

 

심각한 신랑 표정과 대비되는 활짝 웃음 짓는 신부와 장인어른 모습이 재밌다.

꼬마 들러리들은 뭘 알기나 하고 저리 앞서는지 귀엽기 한이 없네.

 

 

 

 

호라 마을길도 미코노스 골목과 비슷한 색깔과 구조와 가게들로 꾸몄다.

올망졸망 아기자기한 각종 가게가 골목에 빼곡하다.

 

 

 

 

하지만 규모가 작아 한 바퀴 도는데 이십 여분이면 충분하다.

관광객은 별로 눈에 안 띄는데 저녁 준비에 바쁜 동네사람들만 분주했다.

 

 

 

 

이곳 기념품점도 희한한 것들이 많다. 수비니어 샾인지 화랑인지 구분이 안 간다.

 

 

 

 

여러 가지 모양의 화려한 기념품들을 보고 있자니

바로 전 다녀온 수도원의 심각함을 다 잊고 말았다.

 

 

 

 

골목 끝으로 멀리 우리가 다녀온 수도원이 보인다.

하얀 건물 가운데 홀로 우뚝한 단단한 성채. 망치로 마을을 쿵 내려 친 듯한

미래의 심판을 예언한 요한 계시록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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