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논병아리'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겨울철새로 병아리라는 이름이 들어있지만 병아리하고는 거리가 멀다.

며칠 전에는 귀뿔논병아리를 같은 곳에서 봤는데 우연히 또 만났다.

목 부분이 검은 것으로 보아 번식깃이 나온 듯.

 

 

유수지에 밀물이 잔뜩 몰려 들어와서 헤엄 못 치는 바닷새들이 얕은 갯벌로 모여 섰다.

덩치는 커도 갈매기나 오리와 달리 수영에 젬병인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유난히 기다란 알락꼬리마도요의 부리는 볼때마다 신기하다.

여러 종류의 먹이를 먹는 다른 동물과 달리 이놈들은 게만 먹고사는 까닭이다.

특히 갯벌의 '칠게'가 먹잇감이라는데 근래에 갯벌이 자꾸 줄어들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즉 갯벌이 사라지면 마도요의 상징인 긴 부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게 되는 거다.

 

 

 

그까짓 갯벌 할 수도 있지만 도요새들에게는 유일한 먹잇감이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최근 과격 환경단체들의 동물 구호활동을 보고 왜 저 난리인가 싶은 생각도 하는데

도요새만 봐도 갯벌을 자꾸 매립하는 일은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요즘은 아예 텃새화된 놈들도 있다는데 본래 유전적으로 알락꼬리마도요는

호주, 동남아 쪽에서 겨울을 나고  유라시아 중북부 지역으로 이동하다가

우리나라 갯벌에서 쉬다가는 나그네 새다.

 

 

 

이놈들에게 이곳이야말로 고향으로 향하는 긴 여정 속의 오아시스이자 휴게소인 셈이다.

 

 

 

'도요새'의 소리는 맑고 여운이 길다. 어떻게 들으면 휘파람 소리 같다.

후이익 휫 ~ 휘휘휘 후후 위이익 ~

피이잉 ~

 

 

 

'저어새'와 '도요새' 무리

둘 다 부리가 얼마나 긴지 다리 길이와 거의 비슷.

밀물에 다리들이 다 물에 잠겼다. 저러다가 물이 더 들어오면 우르르 자리를 옮긴다.

참을성은 저어새가 더 좋다. 마도요들은 확 전체가 날아올라 자리를 옮기는데 비해

저어새들은 대충 건너뛰며 저리를 옮긴다.

 

 

 

날아오른 '알락꼬리마도요'.

 

 

 

새 떼를 향해 셧터를 막 누르는데 잠깐 총쏘는 기분이 들었다.

 

 

 

가슴까지 물이 들어차도 그냥 버티는 '저어새' 무리

 

 

 

'알락꼬리마도요'가 집단으로 난다.

내 카메라 셔터 소리 때문은 절대 아니다.

 

 

다시 찾아든 평화.

늘 언제나 항상 이렇게만 지내기를.

 

 

 

새들을 향해 셔터를 누르다가 발 아래쪽으로 날아온 네발 나비도 찍었다.

이놈은 성충으로 겨울을 나고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이른 봄꽃보다도 더 빨리 나오는 듯.

 

 

나비를 쫓다 '쇠뜨기' 도 만났다.

뱀대가리 같은 포자낭 이삭 때문에 '뱀밥'이라고도 부르는 풀.

어릴 땐 '쇠뜨기'라고도 했는데 이 풀을 소가 잘 먹어서 얻은 이름이었다.

잠시 혼자 어릴 때로 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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