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들어 처음 카메라를 들고 산에 올랐다.
남부지방의 봄꽃 사진들은 꽤 많던데 백운산은 아직 잠잠하다.
하지만 봄이 왔음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들은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생강나무 꽃망울들이다.
모르긴 해도 조만간 폭발하듯 터질 모양새다.

생강나무는 암수딴그루지만 꽃은 암수 나무 모두에서 핀다.
'산수유'와 헷갈리기 쉬운 꽃을 피우는데 생강나무는 꽃자루가 없고 산수유는 있다.
생강나무는 산동백나무라는 이명을 갖고 있다.
동백기름으로 이름난 '동백나무'가 남쪽에서만 자라는 까닭에
중부 이북 처자들은 비슷한 생강나무로 기름을 짜서 썼다 해서 얻은 이름이다.

'가는잎그늘사초' 꽃
백운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로 생김새는 별로이지만 생강나무보다 먼저 꽃을 피웠다.
다년생이며 암수 딴그루로 주로 그늘진 경사면에서 잘 자란다.
간혹 길게 잘 자란 잎을 여자아이들 머리 땋듯 묶어 놓는 바람에
산길을 걷는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풀이다.

'산초나무' 열매
한 해가 지났지만 멀쩡하게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는 모습이 비슷한데 열매만으로 보자면
산초나무는 열매가 가지 끝에 송이처럼 달리고 초피나무는 가지 사이에 올망졸망 달린다.

나무 심을 잃고 통째로 박재가 된 굵은 껍질 하나가 가지 끝에 매달렸다.
그 생김새가 딱 처마 끝에 매달린 쇠로 만든 '풍경'이다.
소리는 내지 않지만 속을 비운 모습으로 지나는 산객들을 일깨운다.
저 혼자 혹독한 겨울을 보냈구나 싶어 잠시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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