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을 연이틀 연거푸 걸었다.
백운산 산길이 너무 습한 탓도 있었지만 지난번 봤던 바닷게 사진을 찍고 싶어서이다.
망원렌즈를 챙겨서 썰물 때를 맞춰 바닷가로 나섰다.
'중부리도요'
'송산유수지'에 갖가지 새들이 그야말로 구색을 맞춰 끼리끼리 모였다.
'왜가리'라는 큰 새는 본래 강이나 논에서 많이 만나는 새인데
요즘은 아예 바닷가 터를 잡은 듯하다.
해안쪽 산비탈에서 자라는 '외대으아리'가 꽃을 피웠다.
봄철에 자주 만났던 꽃인데 8월도 다 지난 지금 다시 보인다.
4월에 봤으니 개화 기간이 상당히 길다.
갯벌에 게들이 많이 보이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개체는 '농게'다.
그러나 오늘 찾아 보려고 했던 '흰발농게'는 어쩐 일인지 한 마리도 없다.
'흰발농게'는 영종도를 소개하는 책자에도 실린 멸종위기종 게다.
'칠게'
다리 빼고는 농게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게.
게 서식처가 많이 주는 데다가 이 게는 식용은 물론 낚시 미끼용으로도 인기가 높아
개체 수가 팍팍 줄어드는 대표적인 게라는데 이곳에서 많이 보인다.
'농게'의 붉고 거대한 한쪽 앞다리'
빨갛고 커다란 앞다리는 오직 짝을 유혹하는데 사용된다고 하는 데
만약 사고로 다리를 잃으면 다른 쪽이 다시 커다랗게 되는 농게에게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특별한 부분이다.
'농게'와 '칠개'가 지천인 갯벌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붉은 게 한마리.
머드 팩 마시지 준비하는 '도둑게'다. 처음엔 게가 탈피한 껍데기인줄 알았는데 엥 ?
잘도 움직인다.
영종도 '송산유수지' 북쪽 데크에서 내려다 본 '농게'
발에 흙 하나 안 묻히고 편안하게 갯벌 위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일부러 만들어 놓은 요란한 '탐조대'보다 더 낫다.
'칠게'
갯벌의 천국 충청남도 쪽에서 부르는'겟국'의 재료라고 한다.
'겟국'으로 만든 김치가 '게국지'라는 것도 '칠게' 정보를 찾다가 알게 되었다.
'농게'는 겨울철에 갯벌 굴속에서 지낸단다.
그러니까 곰이나 게나 겨울철에는 둘 다 굴속에서 조용히 지내는 거다.
털이나 껍데기 없는 사람이 얼마나 지독한지 게를 보며 다시 느낀다.
'짱둥어'
갯벌 구멍에서 사는 색다른 물고기.
물고기지만 물 밖에서도 장시간 숨을 쉴 수 있는 구조때문에
갯벌이나 물 위에서도 만날 수 있는 특이한 어류다.
'농게'의 비정상적인 몸뚱이는 어떻게 보면 바이올린 주자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래서 그런지 영명은 'fiddler crab'이다. 우리 말로 하자면 깽깽이 주자다.
송산유수지 테크에서 제일 멋진 구간.
이 구간은 바다를 향한 난간을 없애 바닷가와 직접 맞닿게 했다.
당연히 반대 산쪽에는 멋진 꽃길이 만들어 진다.
이런 장면을 볼때마다 공공시설물 만들 때는 한 번 더 생각해서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곳에서 만난 몸 전체가 붉은 특이한 '도둑게'
번식기에 따라 나타나는 생체 변화인 줄 알았는데 변종이란다.
집으로 돌아오다 만난 '노랑나비'
흰나비에 비해 귀해서 어디서나 만나면 다시 뒤돌아 보게 되는 나비.
그리고 오늘 영종도에 와서 처음으로 '물총새'를 만났다.
멀리서 갑자기 찍은 사진이라 품질을 엉망이지만 나름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찍었다.
'물총새'는 귀하기도 하고 크기도 작고 행동이 워낙 재빨라 사진으로 남기기가 꽤 힘들다.
하지만 그 특유의 색깔 때문에 멀리서 녀석의 존재를 알아챌 수 있었다.
아무려나 이제 같은 동네에 사는 걸 알았으니 자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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