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공원 산책로에서 게를 만나기는 처음이다.
산책을 하다가 카메라를 꺼내기도 전에 갑자기 휘리릭 지나가서 아이고 아깝다 했는데
이게 웬일인지 조금 뒤 이번에는 더 큰 게가 나타나서 어슬렁 거려 찍을 수 있었다.
이름이 '도둑게'인데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사는 꽤 이름난 게다.
사람사는 집 부엌에까지 들어가 뭘 훔쳐먹는 바람에 저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등딱지에 스마일 무늬가 있어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산책로 바로 옆에서 크게 자라는 '두릅나무'
사철 사람들이 뻔질나게 지나가는 길 바로 옆에서
어떻게 자라겠다고 저곳에 터를 잡았는지 벌써부터 싹수가 노랗다.
이곳 나무 산책로는 갯벌 위로 높게 지나가서 해안쪽 나무들을 바로 눈높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키가 큰 '굴피나무' 가지 끝에 핀 꽃을 코앞에서 보자니 식물의 꽃가루받이가 참으로 신비하도다.
수술이 솔방울 같은 암술을 포위하고 내려다보는 형태인데 뭔가 한 수 가르침을 받는 기분이다.
영종도 갯벌은 지금 썰물이다.
드러나는 갯벌에서 뭘 하는지 없던 사람이 여기저기서 서성거리는데 갯벌 생명체 같다.
사람들에게 쫓겨나왔는지 못 보던 '갯강구'가 콘크리트방파제 위를 잽싸게 지난다.
딱 바퀴벌레 모양인데 '강구'라는 말이 바퀴벌레의 충청도 사투리란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친 '장끼' 한마리.
방파제 옆에 만들어 놓은 잔디에서 혼자 왔다 갔다 온갖 쇼를 하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경계를 한다.
이 부근에서 자주 듣던 꿩 울음소리의 주인공이다. 핸드폰은 먼 거리 물체를 찍는 데에는 젬병이다.
잎만 무성하던 '범부채'가 피기 시작한다.
잎에 너무 정성을 쏟았는지 꽃은 생각보다 많이 부실하다.
원추리에는 진딧물이 유독 많이 낀다.
올라오는 원추리 꽃대마다 징그러운 진딧물들이 잔뜩 매달렸다.
그중에서 그나마 제일 괜찮은 꽃 한 송이.
'노랑원추리'
'날개알락파리'
이름도 그렇지만 몸 전체가 괴상하게 생긴 곤충이다.
그러나 나름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을 하며 열심히 사는 고마운 생물.
'등얼룩풍뎅이'
생긴 모습은 귀엽고 깨끗하나 못된 곤충.
유충은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어 죽게 만들고 성충은 사진처럼 이파리를 망가뜨린다.
'날개알락파리'와 상반 되는 삶을 사는 놈. 아무리 그러해도 못된 사람에 비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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