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

인도, 타지마할

조인스 자전거 2010. 1. 28. 09:49

타지마할 본관 입구. 검색대를 지나니 시크교 시퍼런 터번을 쓴 건장한 문지기가 또 몸수색 한다.

먹는 물도 안 되고 디카 충전지 같은 수상한 물건은 물론 화장품도 안 된단다.

내가 아쉬우니 하지만 점점 심해지기만하는 이런 절차가 서글프다.

 

 

타지마할은 짙은 안개 속에 숨어있었다. 멀리서는 아예 안 보이고 가까이 가면 벽만 보인다.

정문 들어설 때 보이는 경치가 최고라고 들었는데 그저 아쉽기만 했다.

 

 

 

하지만 찬찬히 볼수록 매력 있는 건물이다.

건물을 모두 흰 대리석으로 만들고 벽체 무늬와 주변 부속 건물까지

대칭을 이루도록 꾸몄다는데 흡사 엄청나게 큰 장난감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었다.

 

 

 

 

안개 때문에 전체가 잘 안 보여 바짝 다가서서 렌즈를 들이댔다.

네 방향 끝에 정확히 서있는 첨탑이 어찌나 높은지 사진에 도저히 담을 수가 없다.

첨탑이 유난히 커 보여 불안했는데 혹시나 쓰러졌을 때 본당의 벽에 닿지 않을 정도의 높이란다.

 

 

 

 

본당 안으로 들어왔다. 화려한 겉과 달리 속은 정말 단순하다.

모형 관 2개 외에는 어떤 구조물도 없다. 바닥 아래 샤자한과 뭄타즈마할이 나란히 누워있단다.

그리고 한 해 300여만 명의 관광객이 관 위를 서성인다.

 

 

 

 

'타지마할' 여기저기를 헤매다가 정문 쪽으로 걸어 나오는데 타지마할 정문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문도 본관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이곳 건물들의 좌우 대칭 모습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안개가 좀 걷히는가 싶더니 타지마할이 슬쩍 전신을 보여준다. 

무덤이이지만 아무리 봐도 무덤 같지 않은 아름다운 생김새다. 

매일 2만여 명의 인원이 22년 동안 갈고 닦고 쌓아 만들었단다.

 

 

 

건물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다 보니 슬며시 권력의 오만함이 오버랩된다.

과유불급은 물론 여자를 조심하라는 말은 타지마할에서는 적어도 죽은 여자에게도 적용된다.

 

 

 

출구에 서서 아쉬움에 다시 한 번 뒤 돌아 봤다.

실루엣 같이 어렴풋한 타지마할이 안개 속에서 수줍다.

한 여자에 대한 식지 않는 사랑이 만들어낸 건물.

그렇다면 과연 타지마할은 '뭄타즈마할'이 만든 것일까.

'샤자한'이 만든 것일까.

 

 

 

태양빛을 받은 하얀 타지마할을 꿈꾸며 떠난 여행이었는데

결국 이 사진으로 만족하고 뒤돌아서고 말았다.

아마 다시 구경 오라는 샤자한의 뜻이 아닌지.

돌아다니는 말을 들어보니 인도여행을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은

꼭 다시 한 번 온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