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불초, 도깨비가지, 뿔무늬큰가지나방 외 16
집앞 화단에 제철을 만난 '금불초'가 활짝 피었다.
이 꽃은 다른 이름이 무척 많다. 하국, 들국화, 오월국, 옷풀, 선국화, 금전화, 금전국, 선복화 등등
사연이 많은 꽃인 듯싶어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를 여기저기 찾아보니 뜻밖의 내용이 눈길을 끈다.
'금불초'라는 이름은 부처님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다. 금불초(金佛草)는 금비초(金沸草)의 오기라는 설이다.
즉 끓을 沸(비)를 부처 佛(불)로 잘못 읽거나 옮기다가 부르게 되었다는 가설이다.
여태껏 황금 부처상을 닮아 이름을 얻었나 했더니만 천만의 말씀이었다.
'도깨비가지' 꽃
금불초처럼 여러해살이 풀로 지금 한창 피고 있다.
몇 해 전 화단에서 처음 만났는데 지금은 커다란 군락을 이뤘다.
예쁜 꽃을 피우는 비교적 키 작은 풀인데 알고 보니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식물이다.
도깨비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도깨비방망이 같은 줄기의 가시와 가지를 닮은 잎과 꽃 때문에 왔다.
길바닥에서 만난 '애기세줄나비'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뜨거운 돌 위를 탐하는 놈의 생각을 모르겠다.
'뿔무늬큰가지나방' 아래 쪽.
윗면을 봐야 이름을 알겠는데 건드리면 물론 도망가겠지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나무줄기를 살짝 잡아들었는데 뜻밖에 오히려 가지를 붙잡는다.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담대한 성격의 나방이었다.
왼손으로 산딸기 가지를 잡아들고 찍은 '뿔무늬큰가지나방'
볼수록 탐스럽고 잘생긴 성격 좋은 나방이다.
빗살 모양 더듬이를 보니 수컷이다.
'세줄무늬수염나방'
수염나방 무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작은 나방이다.
'큰눈노랑가지나방'
사방이 시퍼런 숲에서 하필 죽은 가지에 붙었다.
초록 일색인 숲에서 나름 자신의 몸과 비슷한 색깔을 고른 듯.
'큰제비푸른가지나방'
푸른가지나방 무리에서 가장 잘생긴 나방.
'노랑눈비단명나방'
이름과 생김새가 잘 맞아 떨어지는 나방
노고지리재주나방 ?
'분홍등줄박각시'
왼쪽에 참나무재주나방이 함께 찍혔다.
나방들은 생강나무 잎을 매우 좋아하는 듯하다.
아마도 잎이 넓고 표면이 약간 거칠고 그리고 향이 있어서 일까?
배쪽에서 찍은 '벚나무박각시'
정면
이 나방의 생김새는 다른 박각시와 달리 기괴하고 환상적이다.
뒷날개가 앞날개 밖으로 삐져나와 그렇다.
어깨에 과한 힘을 준 조폭 같다.
'무늬박이푸른자나방'
오늘은 다른 때와 달리 잘 안 보이던 나방들을 많이 만났다.
늘 다니는 숲길이지만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오늘은 특히 다른 날이었다.
'회색재주나방'과 '꼬마독나방'
'극동쐐기나방'
유충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성충은 쉽게 볼 수 없는 나방이다.
가시 투성이 유충에 비해 보기 드물게 참한 생김새다.
몇 해 전 찍어 놓았던 쐐기나방 유충.
온몸에 돋은 가시가 사람 피부를 찌르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다.
가시를 뽑으려면 테이프나 반창고를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뽑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다.
인터넷에서는 민간요법이라고 알려진 처방도 있는데 저 놈의 내장을 터뜨려 발라주면 좀 괜찮아진단다.
출처도 분명하지 않고 어딘가 감정이 섞인 것 같아 의심스러움.
'큰알락흰가지나방' 애벌레
공중그네 타고 있는 놈을 간신히 잡았다.
5,6월 성충을 자주 만났는데 애벌레로 만나기는 처음이다.
땅에 떨어 뜨려 놓고 다시 한 번 찍은 사진으로 배를 하늘로 하고 뒤집힌 모양이다.
에일리언 같기도 한 흉측한 생김새가 징그럽지만 않은 것은 성충을 알기 때문이려니.
사진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이놈 몸에 그려진 무늬는 환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