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갯벌 숭어낚시
밀물 때를 맞아 새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가 새 대신 낚시꾼 사진을 찍었다.
얼마 전부터 영종도 남쪽 방파제 부근에서 심심치 않게 보였던 낚시꾼들이 요즘은
세력을 넓혀 급기야 해변 공원에서도 훌치기 낚시를 구경하게 된 것이다.
훌치기는 물고기를 입질로 잡는게 아니고 물고기를 보고 훌쳐서(몸통에 바늘을 걸어서)
잡는 낚시다. 여러개의 바늘이 달린 갈고리를 물고기에 직접 던져서 걸어 올린다.
따라서 보통의 낚시처럼 주고 받는 그런 것이 아닌 완전 몬도가네식 사냥이라 하겠다.
하기는 낚시가 남을 속이거나 속임 당하는 일에 더 많이 사용되는 말이 되었으니
훌치기를 잔인하다 뭐 하다고 흉볼 일은 아니겠다.
아무려나 훌치기는 거의 사냥수준이다.
총이나 작살 대신 낚싯줄과 갈고리를 사용한다는 것 뿐이다.
따라서 걸리는 물고기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된다.
눈,코,잎이나 등짝이나 꼬리에도 걸려 올라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잡아 끌어 올리면 얼마나 좋은지.
요즘 제철이라는데 멀리서 봐도 숭어가 엄청나게 굵고 크다.
송어 떼를 향해 낚시를 날리고 옆으로 훑어대니 또 한마리 걸렸다.
처음에는 멋있다 하다가 자꾸 나오는 가엾은 숭어를 생각해서 발길을 돌렸다.
언젠가 어린 시절 갯벌에서 형과 같이 밀물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망둥이 낚시를 하다가
밀물에 갇혀 잡은 물고기며 낚싯대며 다 잃어 버리고 간신히 헤엄쳐 나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인천앞바다에서 조개줍다 낚시하다 갯벌에서 죽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바다는 말이 없지만 바다보면서 할 말 없는 사람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