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산행, 말벌집, 쇠딱따구리 외 12종
어제저녁 모처럼 폭설이 내리더니만 기온이 갑자기 오르는 바람에 점심 무렵에는 거의 녹고 말았다.
좋다 말았다는 말이 이런 경우다. 아무려나 설산을 걷는 맛은 쉽게 맛볼 수 없는 것이라
오후에 백운산에 올랐다. 등산로 나들목에서 마주친 '개옻나무겨울눈'. 눈을 맞아 그런가
말쑥한 모습이 '개'자를 붙이기가 미안하다.
흰 눈을 덮어쓴 등산로 옆의 빈 말벌 집.
벌집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을 텐데 오늘에서야 발견했다.
흰 눈 덕이다.
수피가 요란하게 생긴 '굴참나무'
참나무들은 잎이나 수피나 열매나 다 비슷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수피와 열매와 잎을 잘 교차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하나 둘 드러난다.
백운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로에도 나름 걷기에 좋은 곳이 있다.
언제나 느낌 좋은 남쪽 능선의 한 구간,
눈이 쌓이니 더 보기 좋다.
'고욤나무' ? 겨울 가지.
소나무 숲에서 홀로 자라는 활엽수인데 아직도 그 이름이 확실치 않아 늘 궁금한 나무.
백운산 전망대 주변의 '윤노리나무'.
눈 기운 자욱한 배경이 늘 보던 나무 가지들을 살아나게 만든다.
이 나무는 여태 '팥배나무'로 보고 지냈는데 오늘 망원렌즈로 꼭대기 나뭇가지를 찍었더니 아니네.
그렇다면 이 30여m 되는 교목으로 빨간 열매가 열리는 나무의 정체는 뭔가?
'상수리나무'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 중에서 가장 맛있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
조선 말 선조임금 수라상에 자주 올랐다 해서 이름을 얻었다는 야사의 주인공.
'상수리나무' 수피.
다른 참나무와 비교해 보면 수피에서 별다른 차이를 볼 수 없다.
열매나 잎을 함께 비교해 봐야 한다.
눈을 머리에 인 '굴피나무' 열매
목화 송이 같다.
오늘도 여전한 '쇠딱따구리'
녀석, 오늘이 정월 초하루라는 것, 눈이 왔다는 것, 이런 걸 알고나 있으려나?
눈이 내려 그런가 평소에 본체만체했던 이정표가 말을 하네.
'배롱나무'도 빨간 열매가 열린다 했더니
누가 장난을 쳤다.
빨간 음력 정월 초하루 석양이 진다.
유난히 크고 붉고 둥근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