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백운산 산길, 수양벚나무
휘휘 늘어진 '수양벚나무' 줄기에 뭔가가 달렸다.
충영인가 했는데 진흙으로 만들어진 걸 보니 고치 같기도 하다.
등산로 나들목 바로 옆에서 자라는 나무라 관찰하기 딱 좋아 늘 보게 생겼다.
'산사나무'가 어째 꼴이 말이 아니다.
보통은 열매가 꽤 많이 열리는데 하나 둘 셀 정도만 달렸다. 손이 귀한 종자인가.
'팥배나무'
올해는 비가 자주 와서 단풍이 예전 같지 않단다.
하지만 백운산 팥배나무는 여전하다. 노란 나뭇잎이 오늘따라 싱싱하다.
'오색딱따구리'
'딱딱' 거리는 소리를 듣고 방향을 대충 파악할 수 있었지만
확실한 위치는 주홍색 깃털을 보고서야 알았다. 유독 진한 주홍색깔이 주변을 압도한다.
'참빗살나무' 열매
'참회나무'와 비슷한 모양인데 뽀얀 느낌이 나는 야릇한 색깔로 구별할 수 있다.
백운산 단풍은 '팥배나무'의 노란색이 주류다.
'모싯대'
간혹 여전한 녹색을 띄고 있는 식물이 보인다.
힘이 남았거나 줏대가 있다거나 아니면 제정신이 아니거나.
지난주 길가에서 나홀로 피었던 '용담'이 꽃송이를 또 하나 만들었다.
영하의 날씨를 이겨낸 것도 훌륭한데 기어코 꽃까지 하나 더 피우려하다니
그 기개가 심히 가상하도다.
'생강나무' 중에도 남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파리가 보인다.
인간사회도 그런 면이 있지만 대개는 이런 존재로 인해 동식물은 진화해 간다.
튀는 '진달래'
요즘 숲길은 별나게 눈에 띄는 것들이 없어 그런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멀리서도 그 존재가 금방 눈에 들어온다.
낙엽 천지인 길가에서 발견한 '둥근털 제비꽃'
이 철없는 생명체를 어찌 하나.
노란색 꽃잎 끝이 발간 별종 '감국'도 만났다.
가만히 노란 감국을 보고있노라니 꽃잎이 파르르 떤다.
추운가 보다.
'생강나무'는 이파리를 모두 떨구고서 당장 겨울눈을 만들어 버렸다.
봄은 한참 멀었지만 어차피 결국은 오고야 마는 계절이라면
내내 기다리며 이 겨울을 지내 보자 하는 심사다.
단풍을 보면 생각나는 가을 시
'오메, 단풍이 들어 버렸어라' ... ...
그리고 영화
'단풍이 물드는 것은 가을이지만 떨어지는 것은 그래비티 때문이다.'
요즘 산길에는 떠난다고 나선 나뭇잎들이 깔렸다.
별별 모양으로 색깔로 치장을 하고는 죄다 들어 누었다.
죽는 게 이렇게나 편하고 쉽다면 매년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