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해변길, 칠성무당벌레, 황조롱이
오늘도 엊그제와 같이 아침 산책을 바닷길로 잡았다.
지난번에는 곳곳이 서서 '내 이름을 물어봐 줘' 하던 '지칭개'가
오늘은 고개까지 숙이면서 인사를 한다.
산책로 나무계단을 오르다 만난 '칠성무당벌레'. 대부분 곤충들이 5월을 기점으로 짝짓기를 시작한다.
이 무당벌레를 시작으로 오늘은 생각지도 않았던 곤충들을 여럿 만났다.
'송산' 등산로에서 만난 '만주흰갈고리나방' 흰종잇장처럼 생긴 나방인데 나뭇잎에 바짝 붙어 명상중이다.
나방이나 나비나 여러모로 비슷한 곤충이건만데 이상하게 나방은 정이 안 간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알게 모르게 주입된 편향적 지식이렸다.
영종도 '송산'에는 소나무만큼이나 '까지수영'이 많이 자란다.
봉숭아처럼 생긴 이 새순들은 도대체 뭘까 무지하게 궁금해했는데
이곳에서 지난해 피고 진 마른 꽃대를 보고 이름을 알 수 있었다.
'큰주홍부전나비'
싱그러운 해당화 잎에 앉은 예쁜 나비.
주홍 색깔이 얼마나 진한지 멀리서도 알아챌수 있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나비는 '국제멸종위기보호종'이란다.
영종도 '운남동'에서 '씨사이드파크'들 연결하는 통행로.
앞쪽 산이 '백운산'이고 '송산'은 산책로 오른편에 자리했는데 이 길로 연결되어 있다.
특이하게도 자전거는 통행금지다.
신기한 일은 두어시간 바닷길을 걷고 집에 들어오는데
현관 엘리베이터 앞 대리석 바닥에서 또 한마리 곤충을 만난 거다.
곤충치고는 꽤 커서 손가락 반 정도의 크기다.
이름하여 '홍단딱정벌레'.
더 신기한 일은 집에 들어와서 있었는데 '황조롱'이 한 마리가 안방 창밖에 저렇게 앉아서 사람처럼 풍경을 감상하는
게 아닌가. 마누라가 오늘 무슨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하더니 그래서 그랬나 싶다 하다가도
세상일은 참으로 우리가 모르는 뭐가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